시장실패(市場失敗: market failure)

1. 시장실패의 뜻

개인과 사회의 경제적 의사결정에 국가간섭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자유방임체제는 시장기제(mechanism)의 한계를 드러내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한편에서 시장은 영리추구와 경쟁을 통해 경제성장과 효율성 증대를 가져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파괴적인 경향 ―시장의 무한정한 자기확장 경향 ―은 시장의 사회적 기반 자체를 파괴하여 시장의 기능을 훼손하기 시작하였다. 즉, 경쟁을 제한하는 독점, 대규모 실업,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등은 시장의 이러한 자기 파괴적인 경향의 구체적인 결과(시장실패: market failure)였으며, 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고, 소득 분배가 고르게 이루어지지 않는 등 처음 의도와 다른 부작용들이 일어난 상태 혹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이 생겨나지 않아서 정상적으로 가격이 형성되지 못하는 현상(소병희, 2007), 혹은 시장의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가져오지 못하는 것을 시장실패라 하는데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학자는 하바드 대학의 바토(Francis Bator)교수이다. 이러한 시장실패는 20세기 초,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시장실패를 초래한 요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 시장실패의 요인

(1) 공공재(public goods)
 ○ 공공재란 여러 사람들이 공동소비를 위해 생산한 재화나 서비스(국방, 경찰 등)이며, 사적재의 경우 수요자와 공급자간의 거래를 통해 가격과 생산량이 결정되는데 반해 공공재를 구입한 사람은 사적재(private goods)보다 사유재산권을 강하게 주장할 수 없게 되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공급이 이루어지므로(예: 모든 국민들이 정부에 대하여 비용(세금)을 지불했건 하지 않았건 간에 국민들은 정부로부터 국방과 경찰이라는 서비스를 공유하고(share)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합리적인 사람들은 비용을 비불하지 않으려는 이른바 무임승차자(free rider)가 많이 나오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공공재의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거래관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으로 즉, 시장성이 약하게 된다. 이러한 공공재를 시장에 맡길 경우에는 공공재 생산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수준보다 낮게 공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왜냐하면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비용을 스스로 지불하지 않아도 무임승차가 가능하므로) 시장실패가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국가존립에 필수적인 재화나 서비스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개입은 필연적이다. 

 ○ 행정의 공공성 및 공공재의 특성
 국방과 경찰, 소방 등 공공 서비스는 모든 국민에게 제공되므로 국민들은 가능하면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려 하지 않으려는 무임승차자(free rider)들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이러한 서비스를 개인이나 민간 기업에 맡기게 된다면 이들은 1차적으로 영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 국민들의 상당수가 free rider가 되는 상황에서-  민간 기업은 국방과 경찰이라는 서비스를 대폭 줄이게 될 것이다.
국민들이 국방과 경찰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려고 해도 정부는 국가존립을 위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이는 기업이 私益(private interest)을 추구하는데 반해 정부는 공익(公益:public interest)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위의 무임승차자(free rider)들을 줄이기 위해 강제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예: 세금의 강제징수 등), 이러한 무임승차자(free rider)들을 줄이는 것이 정부의 의무이기도 하다.

 ○ 공공재(public goods) 혹은 집합재(collective goods)의 정의, 특성 
집합재 혹은 공공재 collective goods (public goods)란 정부를 통하여 공급되는 재화와 서비스로 비경합성(nonrivalness)와 비배제성(nonexcludability)의 특성을 가진다.

 (a) 비배제성(nonexcludability)
어떤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시장이 이루어지려면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사람은 배제될(exclude) 수 있어야 할 것이다(예: 음식점에서 식사를 할 경우 반드시 비용을 지불해야 됨). 그렇지 않으면 개인은 계산적이므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무임승차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국방이나 경찰과 같은 서비스는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국민이라 하더라도 소비를 못하게 할 수 없으므로 사적재와는 다른 특성을 갖는 것이다. 

  (b) 비경합성(nonrivalness)
비경합성이란 어떤 재화나 용역(用役:service)에 대한 사람의 소비가 그 재화나 용역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소비를 방해하지 않음을 의미한다(사적재는 물건을 사면 다른 사람들이 사지 못하는데 반하여 공공재는 다른 사람들의 소비를 방해하는 것은 아님). 이에 반하여 사적 재화의 경우에는 소비는 경합적인 것이 특징이다(소유권의 배타성 원칙). 

   ※ 공공재 여부의 판단 기준
 어떤 재화가 공공재인지 사적재(사유재)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그 재화를 사용하는데 있어 배타성(排他性:exclusivity)이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있다.

o 배타성이 있다(적용된다)라 하는 것은 특정한 소비자 이외의 다른 소비자를 그 재화의 소비로부터 배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는 소비를 못하게 하는 것을 의미)으로 즉, 특정한 사람만이 그 재화를 소유하고 소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내가 가방을 3만원 주고 샀을 때 나만이 그 가방을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사용을 배제시킬 수 있으므로(즉, 다른 사람은 그 가방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그 가방은 사유재 혹은 사적재인 것이다. 
 이에 대해 치안이나 국방이라는 서비스는 방범 혹은 국방을 위한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그러한 서비스로부터 배제시킬 수 없으므로(즉, 그러한 혜택을 박탈할 수 없으므로), 즉 나만이 국방이나 치안서비스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것은 공공재이다. 공공재의 대표적인 것은 경찰, 국방, 소방, 공원,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ost), 초등, 중등교육(의무교육) 등이다. 이 경우 사적재는 수익자부담의 원칙이 철저히 적용되나 공공재의 경우에는 이 원칙이 잘 적용될 수 없다.  

(2) 외부성 혹은 외부효과(externality)
외부성 혹은 외부효과란 어떤 사람의 행동이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혜택이나 불이익을 가져다주면서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을 때 외부성이 생긴다고 한다. 즉 가격기구인 시장을 통하지 않고,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 이익(외부경제:external economy) 또는 손실(external diseconomy)을 주는 것을 말한다. 
대가를 주고받지 않음으로 시장의 테두리 밖에서 일어난다고 하여 외부성이라 하였다.  
     외부경제: 집 정원을 아름답게 꾸며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
     외부비경제: 산업용 폐수를 강에 버리는 행위
전자의 경우 장려금을 지급, 후자의 경우에는 규제, 벌금 등 부과하게 된다.